정한이 모델로 데뷔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어릴적 엄마가 돌아가시고 정한은 아빠와 단 둘이 살았다. 정한의 아버지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정한이를 잘 키워왔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에는 정한 혼자 남게되었다. 그 때 정한의 나이 열여덟이었다. 변변한 친척들도 없었던 데다가, 주위에 의지할 사람도 없어 정한은 홀로 그 슬픔을 온전히 짊어져야만 했다. 그리...
한 평 남짓 좁은 밀폐된 방안에 정한과 승철이 어색하게 캔맥주를 마시고 있다. 승철은 애꿎은 새우깡만 멍하게 집어먹고 있고, 정한은 그런 승철을 지긋이 쳐다보며 캔맥주를 꼴딱꼴딱 마신다. 승철은 그런 정한의 시선이 제 온 몸을 훑어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서로의 숨소리만 들리는 이 적막함을 깨고자 승철이 눈치를 슬쩍 보곤 입을 연다. "죄송해요. 더 좋...
정한은 순간적으로 승철의 얼굴을 확인하고 안심했다. 그래도 제딴에는 오늘 한 번 본 안면이 있는 사람이었을게다. 하지만 곧 두려움이 엄습해 승철이 붙잡고 있는 제 손목을 탁 빼낸다. 그리곤 뒷걸음질 치며 승철에게 따지듯이 묻는다. "아니. 그 쪽이 왜 여기...? 설마..... 저 따라다녀요??" 대한민국 최고의 모델답게 연예계에서 갖은 수모를 다 당해 본...
화려한 네온사인이 즐비한 메인 골목을 조금 벗어나자 개미 한 마리 없는 한적한 골목이 나온다. 모자와 마스크로 신상을 꽁꽁 숨긴 정한이 으슥한 골목 안으로 들어가더니 뒷문처럼 생긴 큰 문 앞에 선다. 그 문을 지키는 덩치 큰 가드가 정한을 가로막자 정한이 모자를 슬쩍 들어 눈을 보여주자 두꺼운 철문을 열어준다. 문 안에는 감미로운 재즈 사운드가 울려퍼지고 ...
갑작스레 다가온 제 얼굴 가까이로 다가온 정한의 얼굴에 승철은 불을 붙이다 그 상태로 얼음이 된다. 내 몸이 이렇게 말을 안 들었던 적이 있었던가. 아 좀 많았던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승철의 라이터에 불을 붙이는 정한의 얼굴은 사람을 홀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살짝 내리깐 눈에 긴 속눈썹이 유달리 매력적이다. 입술에 물린 담배를 맛있게 빨아대는 대한민국...
"한솔아, 너는 안 떨려? 나는 왜 이렇게 떨리냐;;;" 위압감이 넘치는 삐까뻔쩍한 빌딩 앞에 한솔과 승철이 서있다. 중요한 자리인지 머리를 깔끔하게 올리고 반듯한 수트를 차려입은 승철과 여느때와 같이 후드에 비니를 눌러쓴 한솔의 겉모습이 꽤나 상반된다. 승철은 한솔의 팔짱을 끼고 손과 발을 가만두질 못하며 덜덜 떤다. 반면 한솔이는 언제나 그랬듯 덤덤한 ...
딸랑- "석민, 하이. 애들 지금 4번 방." 승관이와 사귀게 된 후 석민, 순영과 몇 번 같이 놀았다고 그새 친근감을 표하며 인사하는 한솔이다. 석민도 반갑게 인사하며 승관과 순영이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문에 나있는 조그만 유리창에 김이 하얗게 서려있는 것을 보니 또 방방 뛰며 케이팝 추억 팔이에 전념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벌컥- "자- 오늘의 초대가수...
자신의 마음을 알게된 이후로 석민의 눈은 점점 순영을 쫓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인지하지도 못했던 순영이 입술을 혀로 훑는 습관이라던가, 밥 먹을 때 햄스터가 해바라기씨를 저장하는 것처럼 볼록해지는 말랑한 두 볼따구라던가, 댄스부 연습을 하고 돌아왔을 때 땀에 절은 앞머리라던가. 그런 것들이 이상하리만큼 눈에 들어왔다. 사실 석민은 처음 자신의 감정을 깨닫...
찬이는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맏이 지훈이와는 4살차이, 둘째 석민과는 2살 차이로 집 안에서는 사랑받는 막내이지만 학교에서는 대장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교우관계도 좋았고 여기 저기 참견하기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찬이의 주변에는 친구들이 바글바글했다. 또 매사에 열정적인 성격 덕분에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그런 찬이었기에 고민 상...
학교 뒷편의 공터, 여학생이 수줍게 잘 포장된 선물을 내밀며 고백한다. "저.....석민아! 좋아해!" "아, 미안.." 선물을 든 여학생의 손을 밀어내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 석민. 평소 거절을 못하는 착한 성격 탓에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석민이어서 '석민이 하나님 다음으로 착해요'이라는 뜻인 석하다착으로 불리었지만 항상 고백에는 단호하게 거절하고는 했다...
[솔부] 노래방에서 후기입니다. 아무도 안 궁금하셨다구여? 안다 다 안다 그냥 제가 쓰고 싶어서 쓰는검미다. 그래도 굳이 조회해주신 당신 고마워용(우움뫄 쪽) * 배경이 왜 굳이 노래방에서? 그냥 이 시국에 코인 노래방 자유롭게 다니던 그 시절이 너무 그리워서 혼자 망상을 하다가 글로 써보자! 해서 쓰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렵군요. * 극 중 인물 설...
한솔은 제 앞에서 부끄러워하는 이 사랑스러운 부승관이라는 생명체를 어찌할 바를 몰라 와락- 껴안았다. 마음같아서는 당장에라도 꽉 안아서 터트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또 놀라 도망갈 수 있겠다싶어 이번에는 천천히 다가가기로 마음 먹었으니 이쯤에서 꾹 참는다. 그런데 한솔의 품에 갇힌 승관의 어깨가 미세하게 들썩이고 작게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한솔은 놀라 ...
늦게 배운 덕질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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